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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야 살아남는다…골프계는 속도와 전쟁 중 [기사 전문 발췌]

경기도골프협회 0 533 02.18 11:40

빨라야 살아남는다골프계는 속도와 전쟁 중


경기 시간 단축 위해 대책 마련
규정 어길 경우 페널티 강화
샷 클록 제도·비디오 센터 등
PGA·LPGA 새 규정 적극 도입
KPGA도 샷 클록 제도 검토
40초 이내 샷 안 하면 벌타
“4시간 25분 이내 단축 목표


지루하면 팬들이 떠난다. 이는 투어의 생존 문제다.”

전 세계 프로골프 투어가 경기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었다. 이제는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 ‘슬로 플레이는 골프 인기를 떨어뜨리고 경기력까지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골프계는 느림보 골퍼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프로골퍼에게 치명적인 벌타 규정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경기 속도 개선을 위한 강력하면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도 변화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KPGA 투어는 PGA 투어와 동일하게 샷 클록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샷 클록 제도는 선수들에게 시간 단축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프팬들에게도 새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프로골프 투어는 첫 번째 선수는 50, 다음 선수는 40초 이내에 샷을 하는 미국골프협회(USGA)R&A 경기 운영 매뉴얼을 따르고 있다.

화끈한 남자골프의 진수를 선보일 KPGA 투어는 올해 18홀 평균 라운드 시간을 4시간25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시간을 단축하며 4시간35분을 기록했다.

시간 단축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팬들이 이탈하는 원인인 슬로 플레이를 막고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등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이 새로운 무대에 곧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권청원 KPGA 투어 경기위원장은 지난해 40초 룰을 위반해 배드 타임 경고를 받은 선수가 3명 밖에 없을 정도로 KPGA 투어 선수들의 속도는 빠른 편이다. 그럼에도 조금 더 박진감 넘치게 만들고 선수들이 다른 투어에 나갔을 때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샷 클록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PGA 투어에서는 일반적으로 라운드당 소요되는 시간을 4시간 16분으로 잡는다. 한국 골프장의 경우 홀과 홀의 이동 거리가 길고 산악 지형이 대부분인 만큼 425분을 올해 목표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PGA 투어가 검토하고 있는 모든 정책을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권 위원장은 아직까지 거리 측정기 사용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변화를 가져가면서 KPGA 투어에 필요한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PGA 투어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PGA 투어는 올해 슬로 플레이 문제로 가장 시끄러웠던 프로골프 투어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 최종일 챔피언 조 선수들의 경기 시간이 5시간30분을 넘었고, 지난달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는 마지막 조 선수들이 18개 홀을 모두 도는 데 6시간 가까이 걸려 비판을 받았다.

경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청률은 급감한다. PGA 투어가 시간과의 전쟁을 펼치는 가장 큰 이유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시청자 수가 지난해보다 19% 가까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골프가 지루한 스포츠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PGA 투어는 샷 클록 제도의 도입은 물론 거리 측정기 허용, 벌금 확대, 페덱스컵 포인트 삭감, 선수별 평균 스트로크 시간 공개, 비디오 리뷰 센터 운영 등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사례를 보면 PGA 투어에서도 샷 클록 제도가 경기 시간 단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MLB2023년 투수가 특정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하는 피치 클록을 도입한 뒤 평균 경기 시간이 30분 가까이 단축됐다. 이로 인해 시청률과 현장을 찾는 관중 수는 2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40초 샷 클록 제도가 도입된 스크린 골프 리그 TGL 역시 빠른 속도감으로 수많은 골프팬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메이저 테니스 대회도 25초 안에 서브를 해야 하고, 이 시간은 전광판을 통해 모두에게 보여지며 경기시간이 대축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PGA 투어 선수들도 샷 클록 제도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병훈은 특정 시간 안에 공을 치지 못했을 때 벌타가 부여되면 선수들의 플레이 속도는 자연스럽게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도 늑장 플레이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 LPGA 투어는 지난 14오는 328일 개막하는 포드 챔피언십부터 경기 속도와 관련된 새로운 규정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어진 시간에서 30초 이내로 초과하면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준이 강화돼 6~15초를 초과하면 1벌타, 16초를 넘기면 2벌타가 적용될 예정이다. 5초 이내라면 벌금만 부과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KLPGA 투어는 2023년에 변형 샷 클록 제도를 도입했다. 여기에 거리 측정기 사용을 허용해 매년 눈에 띄는 시간 단축을 일궈냈다. 2023년까지 5시간35분으로 조사됐던 라운드당 평균 경기 시간은 지난해 5시간14분으로 줄었다.

KLPGA 투어 한 관계자는 골프장의 난도가 높아 경기 진행이 더딘 몇몇 대회를 제외하고는 KLPGA 투어 선수들의 경기 속도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전반을 마친 뒤 휴식 시간을 갖지 않는 상반기 대회의 평균 경기 시간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5시간의 벽을 깨고 4시간 58분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연 플레이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여 효과를 본 KLPGA 투어는 올해도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밝혔다. KLPGA 투어 한 관계자는 경기 시간 단축에 힘써 더욱 박진감 넘치는 KLPGA 투어를 만들겠다. 매년 대부분의 선수들의 경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 속도 단축은 골프계 문제만이 아니다. 농구와 야구 등 다른 스포츠에서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아담 실버 총재는 쿼터별 시간을 12분에서 10분으로 줄이면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에도 올해부터 투수가 특정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하는 피치클록이 도입된다.

 

 

 

기사 출처 : 빨라야 살아남는다골프계는 속도와 전쟁 중 매일경제

임정우 기자 happy23@mk.co.kr

입력 : 2025-02-18 07:57:35 수정 : 2025-02-18 10: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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